내맘대로 끄적이는
진중권 단상 본문
전직 대통령 서거로 우울한 시국에 인터넷에 난데없이 진중권 겸임교수 글이 올라와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대충 살펴본 바로는 그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카이스트에 이어 중앙대 겸임교수, 뒤이어 홍익대 강단에서 본의 아니게 쫓겨나게 됐다는 것이고, 학생과 일부 지식인들이 이에 항의하는 형국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나는 진중권 교수를 잘 모른다. 단지 글을 쓰고 의사소통과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글과 방송을 통해 그의 면면을 볼 뿐이다. 게다가 디테일한 정치적 사안에는 관심이 없어서 국사에 대해 그가 일희일비하는 사유는 더더욱 알지 못한다.
내가 본 진중권 교수는 세상에 알려진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쓴소리를 잘 하지만 독설도 포함된, 여기에 여론의 속성도 잘 아는 그런 위인에 속한다. 큰 범주로 볼 때 우리 사회는 진 교수와 같은 위인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사실 어느 시대든 까칠하더라도 다양성은 보장되어야 한다.) 독설이더라도 정부정책에 대한 쓴소리는 보장된 법의 테두리 내에서 보장되어야 하고, 그것이 행여 위험한 경계의 선상에 있더라도 사회적 관용으로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네 정치는 오랫동안 안방정치가 행해져왔고 권력의 속성에 따라 세상의 판세는 어지럽게 뒤바뀌어 왔다. 권력은 속성상 스스로 균형을 잡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누군가의 견제를 필요로 하고 이를 통해 갈등과 조화의 지점을 꾸준히 찾게 되어 있다. 이 양방의 조화가 시대에 따라 한쪽으로 치우치면 보수 또는 진보의 강한 색채가 나오는 것이고 그에 따라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그러니까 세상은 본래 시소게임처럼 보수와 진보를 왔다갔다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런 속성 때문에 사회적 견제가 끊임없이 필요한 것이다.
논객 진중권은 이런 권력의 속성에서 유난히 색채가 강한 행보를 보였다. 그래서 팬층과 그 반대편에 있는 안티팬들이 동시에 두터웠는지 모른다. 어쨌든, 나는 그의 팬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티팬도 아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강의하고 있던 하나의 대학이 그를 해임한 것은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대학들이 잇따라 그를 해임하는 것은 분명히 뉴스거리이고 그 배경에 세인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MB정부가 그의 해임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렇다고 개별 대학들이 관여했다는 증거도 없다. 단지 추론만 있을 뿐이다. 그러니 권력 상단부에서 뭔가 모종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은 현 시점에서는 설득력이 없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학문의 틀을 생각한다면, 다양한 생각과 창의적 발상이 이루어지는 대학에서(행여 그것이 부르조아적인 것이라도)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교수자를 강단에서 몰아내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바로 이 때문에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과 지지층이 분개하는 것이고 성명을 발표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 편에서 생각해 보면, 그가 튀는 행동으로 지지층에 버금갈 많은 안티팬을 형성했음을 감안하면 상황을 이렇게 몰고간 데에는 일면 그의 행동도 한 몫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본시 인간도 동물이라 감정을 건드리면 달려드는 법인데, 그의 튀는 언사는 충분히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릴만큼 위험수위를 곧잘 넘나들었다. 예컨대 사과를 했다고는 하지만 자살세와 관련해서 그가 보인 언행은 그 특유의 비아냥 때문에 위험수위를 넘어 상대방의 감정을 심히 훼손시키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그가 권력의 속성을 잘 알고 그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유리한 것인지를 알았다면 이러한 경계선은 최소한 넘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나는 그가 100분 토론에 나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보면 그 입장을 옹호하면서도 정제되지 않은 거친 말들을 쏟아내며 이런 경계선을 마음대로 넘나드는 것을 볼 때는 몹시 불쾌한 생각이 들곤 했다. 올바른 기개로 상식 없는 자와 싸움을 하더라도 상대를 조롱하거나 비아냥대면 똑같은 위인이 되는 것인데 진 교수는 스스로 그런 행보를 걸은 측면이 많다.
어떤 면에서 보면 그의 이런 행보가 오히려 언론을 자극해서 진보층을 더 견고하게 만들었을 지 모른다. 하지만 만약 이런 상황이 진 교수가 미리 예상한 게 아니라면 그는 보수에서 더욱 멀어질 것이고 이는 그가 원하는 토론을 통한 화합과도 더욱 멀어지는 상황을 초래하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그가 안쓰럽기만 하다.
그가 좋아하는 진보의 관점에서 보면, 그는 진보 중에서도 기득권층에 속하니 진보 가운데 보수주의자라 할 수 있다. 이런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면 좌나 우는 단지 렌즈의 각도에 따라 결정되는 단어일 수 있다. 나는 진 교수가 고집스럽게 독설을 퍼붓기보다 이런 관점을 받아들이거나, 그도 아니면 반대편에 대한 예를 좀 더 갖춰 대화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판을 논하는 사람이 왜 이런 정치적 처세나 의사소통 방법은 구사하지 못했는지 아쉽기 그지없다.
모쪼록 나는 그가 강단에 다시 서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그 특유의 화법(이것이 그의 스타일이겠지만)이 세상에 표현될 때는 좀 더 정제된 상태로 교정되고 교열되어 논리가 이쪽저쪽에 모두 통용되기를 기대한다. 지금 그의 화법은 마치 날 선 칼날 같아서 상대뿐 아니라 자신도 베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나는 진중권 교수를 잘 모른다. 단지 글을 쓰고 의사소통과 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으로서 글과 방송을 통해 그의 면면을 볼 뿐이다. 게다가 디테일한 정치적 사안에는 관심이 없어서 국사에 대해 그가 일희일비하는 사유는 더더욱 알지 못한다.
내가 본 진중권 교수는 세상에 알려진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쓴소리를 잘 하지만 독설도 포함된, 여기에 여론의 속성도 잘 아는 그런 위인에 속한다. 큰 범주로 볼 때 우리 사회는 진 교수와 같은 위인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사실 어느 시대든 까칠하더라도 다양성은 보장되어야 한다.) 독설이더라도 정부정책에 대한 쓴소리는 보장된 법의 테두리 내에서 보장되어야 하고, 그것이 행여 위험한 경계의 선상에 있더라도 사회적 관용으로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네 정치는 오랫동안 안방정치가 행해져왔고 권력의 속성에 따라 세상의 판세는 어지럽게 뒤바뀌어 왔다. 권력은 속성상 스스로 균형을 잡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누군가의 견제를 필요로 하고 이를 통해 갈등과 조화의 지점을 꾸준히 찾게 되어 있다. 이 양방의 조화가 시대에 따라 한쪽으로 치우치면 보수 또는 진보의 강한 색채가 나오는 것이고 그에 따라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그러니까 세상은 본래 시소게임처럼 보수와 진보를 왔다갔다 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이런 속성 때문에 사회적 견제가 끊임없이 필요한 것이다.
논객 진중권은 이런 권력의 속성에서 유난히 색채가 강한 행보를 보였다. 그래서 팬층과 그 반대편에 있는 안티팬들이 동시에 두터웠는지 모른다. 어쨌든, 나는 그의 팬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안티팬도 아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그가 강의하고 있던 하나의 대학이 그를 해임한 것은 뉴스거리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대학들이 잇따라 그를 해임하는 것은 분명히 뉴스거리이고 그 배경에 세인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MB정부가 그의 해임에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렇다고 개별 대학들이 관여했다는 증거도 없다. 단지 추론만 있을 뿐이다. 그러니 권력 상단부에서 뭔가 모종의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은 현 시점에서는 설득력이 없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학문의 틀을 생각한다면, 다양한 생각과 창의적 발상이 이루어지는 대학에서(행여 그것이 부르조아적인 것이라도)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교수자를 강단에서 몰아내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바로 이 때문에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과 지지층이 분개하는 것이고 성명을 발표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 편에서 생각해 보면, 그가 튀는 행동으로 지지층에 버금갈 많은 안티팬을 형성했음을 감안하면 상황을 이렇게 몰고간 데에는 일면 그의 행동도 한 몫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본시 인간도 동물이라 감정을 건드리면 달려드는 법인데, 그의 튀는 언사는 충분히 상대방의 감정을 건드릴만큼 위험수위를 곧잘 넘나들었다. 예컨대 사과를 했다고는 하지만 자살세와 관련해서 그가 보인 언행은 그 특유의 비아냥 때문에 위험수위를 넘어 상대방의 감정을 심히 훼손시키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그가 권력의 속성을 잘 알고 그에 따라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유리한 것인지를 알았다면 이러한 경계선은 최소한 넘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나는 그가 100분 토론에 나와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보면 그 입장을 옹호하면서도 정제되지 않은 거친 말들을 쏟아내며 이런 경계선을 마음대로 넘나드는 것을 볼 때는 몹시 불쾌한 생각이 들곤 했다. 올바른 기개로 상식 없는 자와 싸움을 하더라도 상대를 조롱하거나 비아냥대면 똑같은 위인이 되는 것인데 진 교수는 스스로 그런 행보를 걸은 측면이 많다.
어떤 면에서 보면 그의 이런 행보가 오히려 언론을 자극해서 진보층을 더 견고하게 만들었을 지 모른다. 하지만 만약 이런 상황이 진 교수가 미리 예상한 게 아니라면 그는 보수에서 더욱 멀어질 것이고 이는 그가 원하는 토론을 통한 화합과도 더욱 멀어지는 상황을 초래하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그가 안쓰럽기만 하다.
그가 좋아하는 진보의 관점에서 보면, 그는 진보 중에서도 기득권층에 속하니 진보 가운데 보수주의자라 할 수 있다. 이런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면 좌나 우는 단지 렌즈의 각도에 따라 결정되는 단어일 수 있다. 나는 진 교수가 고집스럽게 독설을 퍼붓기보다 이런 관점을 받아들이거나, 그도 아니면 반대편에 대한 예를 좀 더 갖춰 대화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판을 논하는 사람이 왜 이런 정치적 처세나 의사소통 방법은 구사하지 못했는지 아쉽기 그지없다.
모쪼록 나는 그가 강단에 다시 서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그 특유의 화법(이것이 그의 스타일이겠지만)이 세상에 표현될 때는 좀 더 정제된 상태로 교정되고 교열되어 논리가 이쪽저쪽에 모두 통용되기를 기대한다. 지금 그의 화법은 마치 날 선 칼날 같아서 상대뿐 아니라 자신도 베일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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