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서평 (2)
내맘대로 끄적이는
인지신경과학자 메리언 울프가 쓴 (살림, 2009)는 한 마디로 '독서 자연사'를 다룬 책이다. 풀어서 설명하면 인간이 진화의 역사에서 어떻게 독서를 하게 됐는지, 뇌는 문자를 보고 글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통찰하는, 이 선천적으로 타고나지 않은 독서 유전자를 어떤 기제로 받아들여 작동하는지를 다룬 책이다. 섣부른 철학으로 풀어낸 책이 아니라, 독서에 관계된 생물학적 과학지식을 밑바탕에 깔고 처음부터 끝까지 기술된 책이라, (내 생각엔) 죽어라 책 읽기를 싫어하는 위인들이 본다면 좀 충격을 받을 것이다. 아울러 아이들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도 충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 챙겨서 꼭 보시라. 특히 유치원생을 포함해서 저학년 선생님들은 꼭 읽어보시길 권한다. 무엇을 지각하고 인지했을 때, 뇌가 그것을 어떤 ..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기본위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인식이란 쉽사리 바뀌는 게 아니라, 게다가 논리로 설득되려고 하지도 않아서, 자기본위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의 마음을 잡아채는 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힘겨운 일이다. 출간 20년 기념판으로 새로 선보인(새로 선보인 건 아니다. 2001년에 출간됐으니) 잭 트라우트의 은 광고나 마케팅 종사자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이름이다. 마케팅 대가로 불리는 저자들의 명성에 걸맞게 20년 전의 진단과 예측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들어맞고 있고, 오히려 예측이 더 강화된 사례가 많아서 역시 검증된 이론(학문상으로 검증됐다는 얘기는 아니다)은 늘 약발을 받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포지셔닝이란 단어는 초판이 발행된 80년대 초반에도 그랬겠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신문과 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