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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학습파워> 학습자세와 창발성을 강조하는

김익수 2009. 9. 1. 01:18
<학습파워>는 제목만 보고 집어든 책이다.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의 생태학적 학습풀이가 어떠한 지 궁금하기도 했던 차라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책은 쉽게 쓰여졌다. 우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기가 더 쉬울 것이다. 자기계발서들이 '읽기 쉬운 구성'에 초점을 많이 맞추는 경향이 있는데 이 책도 그러한 범주에 있어서 조직학습이나 인사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또 자기계발에 대한 열정이 부족해서 '자세'부터 교정할 필요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읽기를 권한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생태학적인 풀이보다 생물학적인 풀이를 기대했다. 아무래도 깊이가 더 있을 테니까. 기업과 조직을 자연과학의 측면으로 풀이하려는 시도는 사실 오래됐다. 하지만 이론서가 아닌 대중서로 국내에 출간되기 시작한 것은 근래 들어 일이라고 할 수 있다.(참고로 이론서를 보기 원하는 분은 70~90년대 출간된 과학적 이론들을 보기 바란다.)

이런 측면의 접근은 자연에 존재하는 메타세포체가 그렇듯 조직도 비슷한 형태를 띤다는 가정 하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탈중심화와 창발성, 유연성.... 생물체가 그렇듯 조직도 그런 요건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생태학적 학습은 따라서 그 용어 자체로 학습을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가를 정의해 준다. 이제 조직학습은 유기적 학습체제를 전제로 한다. 유기적인 학습조직이란 조직 구성원들이 유기적으로 네트워크화 되어 있는 상태에서 실패와 성공을 거듭해가는 과정 상에서 끊임없이 학습을 추구하는 학습체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주어진 상황에 탄력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자연의 생물체처럼 그렇게 유기적으로 '주어진 환경'에 대응해나가며 꾸준히 학습을 해나가는 체제이다. 따라서 맹목적인 학습과는 확연하게 구분된다.

학습에 대한 자세는 이런 조직 전체의 학습문화에 따라 그 크기가 좌우된다. 조직 관리자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학습 프로그램을 짜고 운영할 필요가 있다. 별개로 작동하는 것 같지만 이런 전체 차원의 문화가 궁극적으로  개개인의 학습 결과를 결정짓기 때문에, 또 상호연관된 상태에서 그 결과값을 주고받기 때문에 먼저 개인이 아니라 전체를 둘러보아야 한다.

책 끝부분에 우리가 잘 아는 일본 고지마 섬의 고구마 씻어먹는 원숭이 이야기가 나온다. 책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바닷물에 고구마를 씻어먹는 이 원숭이는 나중에는 볍씨까지 씻어먹는 아주 영리한 학습을 한다. 학습이라는 것은 이런 깨달음을 가져다준다. 그것은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매우 놀라운 발견이다. 왜? 학습이 전이돼서 종 전체가 새로운 진화를 해나가게 되니까. 학습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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