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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수의 감성편지

일본 아사히야마 동물원의 혁신

김익수 2009. 7. 20. 11:31

혁신(革新)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 제도나 방식을 새롭게 고치는 것'이다. 하지만 의미를 좀 더 깊이 곱씹으면 갓 잡은 살아있는 동물의 가죽을 벗겨서 완전히 다른 피혁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간단히 바뀌는 게 아니라 환골탈퇴를 하는 것이다.

일본에서 가장 추운 곳에 위치한 아사히야마(旭山) 동물원은 영화로도 소개돼 그 혁신 사례가 널리 알려져 있다. 이곳은 수십년 간 적자를 면치 못해 폐쇄 위기까지 갔던 동물원인데 지난 2004년부터는 매년 동물원 입장객 수 1위를 달리고 있다. 2007년엔 370만 명이 다녀가 10년 전에 비해 무려 12배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만년 꼴찌 동물원이던 아사히야마가 이처럼 확실하게 변신하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동물원 운영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바꾼 것이 성공 원인이 됐다. 보통 동물원들은 우리에 동물을 가둬놓거나 들판에 풀어놓는 방식으로 동물을 전시하는데 그렇다 보니 역동적인 동물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동물들이 축 늘어져 잠만 잔다면 비싼 관람료를 영락없이 날려야 한다.

아사히야마는 바로 이 점에 착안해 동물들의 역동성을 살리되 특유의 움직임과 습관, 능력을 관람객들이 흥미롭게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우리가 기억하는 머리 위를 지나가는 아사히야마의 펭귄 모습은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다.

아사히야마에서 관람객은 마치 펭귄이 하늘을 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대형 수족관에서 개구쟁이처럼 공놀이를 하는 북극곰을 코앞에서 볼 수도 있다. 원숭이들은 제공된 먹이가 아니라 숨겨진 먹이를 찾아 동료들과 실갱이를 벌인다. 세로 막대형 수족관에서는 마치 스킨다이빙을 하는 것 같은 물개의 앙상맞은 수영실력을 감상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리얼한 동물의 생태환경을 한데 어우러져 볼 수 있는 것이다.

아사히야마는 이제 골칫덩이 동물원에서 벤치마킹 때문에 몸살을 앓는 명소가 됐다.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로! 생각해보라. 누가 한 겨울에 그 추운 동물원에 간단 말인가. 아사히야마의 승리는 바로 이 간단한 원리에서 이룩된 것이다.

"이거 되겠어?"
이런 부정의 생각은 떼어버려라.

긍정의 아이디어를 끌어낸다면, 당신도 멋진 혁신가가 될 수 있다!


관념적 상상 VS 창조적 상상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창작의 전제는 상상이지만 이 둘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창작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운좋은 발견이 필요할지도 모르나, 이 발견을 온전히 현실화하는 것이 창작이다. 우리가 상상하는 것은 반드시 구체적인 형태를 지녔다고 할 수 없으며 실체를 가진다고도 볼 수 없다. 하지만 창작은 실행과 분리해서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법. 고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막연한 상상이 아니라 창조적인 상상이다. 그것만이 우리를 관념의 단계에서 현실의 단계로 나아가게 해줄 것이기에.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음악의 시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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